오곡밥은 내용물이 시대나 기호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팥, 수수, 차조, 찹쌀 ,검은 콩을 기본으로 짓는다.
이 속에는 전통의학과 관련된 5개 장부(간, 심장, 비장, 폐, 신장)가 모두 조화롭게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는 묘한 균형이 잡혀있음을 알 수 있다.
부럼을 먹으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는 풍속은 부럼속의 불포화지방산이 혈관과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이다.
정월 대보름날에 먹는 대표적인 부럼으로는 땅콩, 호두, 잣, 밤 등이 있다.
귀밝이술로 아침에 청주 한 잔을 마시면 눈이 밝아지고 귓병이 생기지 않으며 1년 동안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고 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마셨다.
겨울에 움츠리려는 기질을 바꾸어 정월대보름을 기하여 청주 한 잔으로 피부혈액 순환을 증대시키고 간 기능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 신체의 말단인 귀와 눈에까지도 기혈이 잘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준다.
묵은 나물(陳 菜食) 말린 나물은 겨울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을 보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요즘이야 제철의 의미가 무색하게 온실에서 갖가지 채소가 쏟아져 나오지만,
옛날 조상들은 추수가 끝나면 이런저런 채소를 넉넉히 말려서 겨우내 찬거리를 마련했다 한다. 특히, 정월 대보름에는 아홉 가지 나물을 먹으면 더위를 먹지 않는다.
해서 집집마다 빠뜨리지 않고 나물반찬을 준비했다.한여름 햇볕을 머금은 것들이니 겨울 막바지의 차고 넘치는 음기를 다스린다는 의미도 있다.
흔히, 대보름 나물이라 하면 검은색이 나는 취, 박고지, 시래기, 고비, 고구마줄기, 가지, 흰색이 나는 콩나물, 도라지, 무나물 등을 꼽는다.
이 처럼 정월 대보름의 음식에는 움츠렸던 겨울을 난 뒤 오곡밥으로 새 생명을 시작하려는오장육부에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공급하고,
부럼으로 전체적인 혈관을 윤활하게 하며 귀밝이술로 신체 말단 까지 영양을 잘 뿌려주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가 숨어 있다.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세시풍속에는 숨어 있는 건강까지 하나하나 챙기려는 자상한 마음이 엿보여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1) 지신밟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