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엄마의 친정이 대구였어요.
당시 서울까지 멀리 시집온 엄마에겐 4년에 한 번씩 갈 수 있는 먼나라 이웃나라와 같은 곳.
그 당시에는 무궁화호 열차였던가? 그걸타면 6시간은 걸렸던 것 같아요.
가는동안 지겨워서 아주 어릴적에는 엄마에게 내내 찡얼거렸던 기억도 나고,
조금 커서는 의젓한 언니가 되어서 동생에게 삶은 계란을 까주면서 조금씩 먹였던 게 생각납니다.
외할머니댁에 가면 엄마가 참으로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에 집에서는 볼 수 없는 표정이라고 해야 할까요.
친정언니랑 장난도 치고.. 할머니에게 투덜거리며 투정도 부리고..
TV를 보며 발뻗고 누워있기도 하고..
비록 4년에 한 번이었지만, 지독한 시집살이를 그렇게 이겨냈는가봅니다.
가슴이 뭉클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