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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나의 힐링 도서


BY 사교계여우 2021-03-30 19:33:51

[오늘의미션] 나의 힐..

당신의 그 값싼 위로. 건네지 마라.
내가 젊은이를, 청춘을 위로하겠다고 날려 쓴 그 글들.
환부가 어디인지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처방한 그 힐링들.
그 조잡한 위로로 그 조악한 처방으로 돈벌이와 인세 받아먹는
소위 힐링 전도사들아.
이 책을 읽고 너희의 그 저열한 책들. 폐기처분해라.

읽어라!
일용직으로 하루 먹고 사는 당신. 읽어라.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고 근로장학금을 위해 노동해야만 하는 당신. 읽어라.
안전시설이랍시고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곳에서 늘 위험에 노출되어 일하는 당신. 읽어라.
정규직의 희망을 꿈꾸다 회사에 배신당한 비정규직 당신. 읽어라.
목숨걸고 배달하는 피자배달원에게 배달이 늦게온다고 투덜댄 적 있는 당신. 읽어라.
친구들과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잘 지내 라고 가르치지 않고
1등해야지, 학원가야지, 친구를 밟고 일어서라고
언어로, 제스처로 아이들의 목을 조른 학부모 당신. 읽어라

삼성의 사무직이든 영업직이든 정규직이든 어느 계열사든
수능도 치기전에 그 좋은 직장이라던 잘난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 화학약품에 찌들어
백혈병에 걸린 여고생을 모르고 있는 외면하고 있는 삼성 직원들아. 읽어라.
전문계 여고생들에게 대학보다 공장가서 한 5년 일하면 시집 밑천 벌 수 있다고,
그 여학생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도 모르면서 꼬드기는 전문계 고교의 몇몇 선생들도 읽어라.
"직장은 전쟁터야" 라고 푸념하는 당신
"밖은, 현실은 지옥이다" 라고 웅변하는 이 책을 읽어라. (웹툰 미생 인용)

직원교육이니 의전교육이니 거짓부렁으로 여직원 성추행하는 네놈도 읽어라.
하루에도 수십번 대출하라고 사채쓰라고 꼬드기는 사기꾼. 네놈도 읽어라.
감정노동이 뭔지도 모르고 얼굴안보고 전화기로 이야기한다고
막말에, 폭언에, 세상천지 들어보지도 못한 욕을 퍼붓는 인간미달. 네놈도 읽어라.



사실 이 모든 일들은 신문, TV, 포털, 각종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안타까워만 했던 나와 당신들아.
읽고 고민하자.
이 사회를 어떻게 조금이나마 더 숨쉴만한 사회로 만들 수 있을지를.


"그러고 보면 깨달음이 바탕이 되는 진정한 삶은 연민없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연민은 이해없이 존재하지 않고, 이해는 관심없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관심이다."              -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손가락 한 마디도 안되는 관심으로
이해할 노력도 하지 않고
한 개인의 실존적 상태와 이 사회 구조의 총체적 문제를 꿰뚫어 보는 시각도 없이
사탕발림의 연민을
싸구려 향수 냄새 퍼뜨리듯 확산시킨
보따리 책 장수들아 읽어라.


이 책을 읽은 사람들아.
이 책을 읽을 사람들아.
깊은 관심에서 얻게된 이해와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민과
그 연민 하나하나를 꼬아만든 동아줄을 만들자.
그리하여 너도 묶고 나도 묶고
우리 모두 그 동아줄을 몸에 묶자.
함께 살자.
행복하게 함께 살자.
그 사랑으로 함께 살자.